천재 유교수의 생활 만화


여자친구가 시험에다 과제가 겹쳐서 못만났다. 밤에 시간이 빈다.
그래서 오랜만에 다시 봤다.

이 만화는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는 만화. 나름 애장판까지 나왔는데....

네이년에 나온 책 소개.
KAZUMI YAMASHITA의 만화 『천재 유교수의 생활』 제33권. 도로교통법을 준수하고 자유경제법칙에 충실하며 싸고 맛있는 전갱이를 살 수 있다면 다리가 퉁퉁 붓도록 걸어 다니는 Y대학 경제학부 교수 유택의 극명하고 유쾌한 기록이다

이런 주인공의 설정에 의해 일어나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드들을 모아놓은 일상물이다. 가장 좋아하는 만화 중 하나. 개연성이나 자연스러움을 따지는 사람들은 별로 안 좋아할 수도 있다. 조금 억지스러운 설정이라 가끔 무리수가 많다. 쓸데없이 교훈적이라 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래도 나는 좋더라.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참 좋다. 강풀이 이 사람의 열화 버전인 것 같다.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어린소녀감금, 로맨틱한 아버지, 똑같은 부녀 , 곰같은엄마, 몽골얘기, 2차대전 이후 일들 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어린 소녀 감금에서 마지막 대사는 지금봐도 참 좋다. 엉뚱하지만 끌린다.

유택 : 그래. 난 갈곳 없는 소녀를 어디까지 교육시킬 수 있는지 실험을 하고 있었거든. 공습으로 집이 불타서 소녀 혼자서 이곳에 살고 있었어. 늘 나쁜짓만 했지만 씩씩하고 총명한 소녀였어.

친구: 그래서?

유택: 그래서 난...가슴이 두근 거렸어.

친구: 무슨 소리야 그게?
난 어안이 벙벙했지만 왠지 처음으로 유택이 인간답게 보였다.
그리고 유택을 좋아하게 됐다.

유택: 그 소녀와 자유는 나와는 멀리 떨어진 세계에서 성립하는 것같아.

뭐이런 스타일의 만화라 생각하시면 된다.
유교수 아버지의 늦바람 연애얘기도 정말 좋다. 유교수 아버지 에피소드는 글보다는 그림으로 보는 것이 낫다. 이런 그림체로 어떻게나 그런 압도적인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신기하다. 유교수의 아버니는 진정 로맨티스트 인 것 같다.

친구와 전에 한번 이 만화 덕분에 논쟁이 붙은 적이 있었다. 세 권에 걸쳐서 2차 대전 일본 이야기가 나오는데 여기서는 일본을 피해자로만 묘사했다는 것 때문에 술마시고 한참 동안 얘기했다.
작가는 군국주의를 미화하지 않고 작품 내내 비웃고 무시했다 VS 그래봤자 피해자 코스프레.
결론은 술이 더 쎈 내 승리로 끝이 났다. 짜식. 덤비려면 주량을 더 늘리고 와라ㅋㅋ
보는 사람마다 관점은 다를 텐데 일본 국민은 피해자라고 본다. 일본본토에서 아 우리 대일본제국이 대동아전쟁에서 승리중이구나 하면서 감동했던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닌 사람도 있을것이다. 그리고 그들모두 전쟁준비 때문에 피폐한 생활을 살아가고 있었을거다. 물론 우리나라야 말할 것도 없고...작가는 대일본제국의 영광이란 것이 얼마나 허망하고 쓸데 없는 것이지, 그리고 그로 인해 어떤 결과가 일어났는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피해자 코스프레라...음...뭐 어디에다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역시 동의하기가 힘들다. 군대에서 대적관을 배울 때 첫 구절이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 이다. 북한 시민에 대해서는 주적이라는 표현을 적용하지 않는다라는 얘기지. 이것도 물론 논쟁거리이겠지만. 사실 내 논리도 관동대지진 때 일어난 사태를 보면 그냥 닥치고 있어야 할 판인데 친구가 먼저 쓰러져서 내가 이긴거지ㅋㅋㅋㅋ

어쨌건 좋은 만화다. 30권이 넘는 분량이 있으니 시간 남을 때 한권씩 보기를 추천한다.
슬램덩크는 언제나 내 가슴을 뛰게 하고 드래곤볼은 언제나 내 주먹을 다시 쥐게 한다면, 이 만화는 내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추천!!!!!

오늘 하루를 마친다.


P.S 곧 있으면 독일에서 비행기 타실 이웃분께~~. 잘 들어오시길 바랍니다.


덧글

  • 모에돌이 2013/10/13 23:08 #

    이 작가의 연재중인 불가사의한 소년도 비슷한 느낌인데
    괜찬은 거 같습니다. 천재 유교수 좋아하셧다면 한번 보시는것도 괜찬을거같아요
  • Boris 2013/10/16 16:30 #

    이 것 말고도 연재 중인 작품이 또 있었군요. 쉬는날 몰아서 봐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왜이리 안나오나 했더니 양다리를 걸쳤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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